각방 부부의 핑계
'부부는 한 이불을 덮고 자야 한다는' 말은 옛말이다. 프랑스 소르본대학의 장클로드 카우프만 교수가 프랑스의 부부와 커플 150쌍을 인터뷰한 결과 절반이 넘는 52%가 각방을 쓴다고 대답했다. 이유를 묻자 부부관계가 좋지 않아서라는 답변은 의외로 9%에 불과했다. 그렇다면 사이좋은 부부가 왜 각방을 쓰는 걸까? 각방을 쓰는 이유 1위는 다름 아닌 '배우자의 잠버릇', 즉 코골이 때문이었다. 놀랍지 않은가? 사랑해서 결혼했지만 코 고는 것은 참을 수 없는 것이다. 프랑스와 사정이 조금 다르다면 대한민국의 부부가 각방을 쓰는 이유로 가장 많이 꼽는 것이 육아다. 그러나 이것도 표면적인 이유에 불과할 뿐 실질적으로는 아이가 깨지 않고 푹 잘 수 있도록 코 고는 아빠가 다른 방으로 쫓겨난 것이다. 결국 부부가 각방을 쓰는 압도적인 이유는 동서양을 막론하고 코골이다. '몸이 멀어지면 마음에서도 멀어진다'는 말은 빈말이 아니다. 부부가 각방을 쓰게 되면 부부관계가 소원해지기 마련이다.
부부관계와 건강을 망칠 수 있다.
부부 사이가 멀어진 것은 남편의 코골이로 각방을 쓰기 시작한 다음부터이다. 각방을 쓰면서 남편과 아내 모두 심리적인 측면뿐 아니라 건강상에도 적지 않은 문제를 겪고 있다. 일단 아내는 우울증과 빠른 갱년기 증상을 느끼고 있다. 분노가 조절되지 않고, 심장이 빠르게 뛰며, 감정이 격해지는 것이 그 증상이다. 원만한 부부관계는 심리적으로 안정감과 소속감을 주어 여성호르몬의 분비를 촉진하고 대사작용을 원활하게 한다. 부부관계의 원만함의 여부는 가족 갈등의 문제를 넘어 아내의 건강과도 직결된다. 남편 입장에서 살펴보면 문제는 더욱 심각하다. 남편은 아내와의 관계, 아이들과의 거리감 때문에 집에 들어가기 싫어 잦은 음주를 하고 있다. 음주가 숙면을 방해한다는 것은 이미 검증된 사실이다. 음주는 수면 시 정상적인 호흡을 방해한다. 코를 곤다는 것은 비정상 호흡상태로 수면의 질을 떨어뜨릴 뿐만 아니라 건강에 치명적인 영향을 준다. 수면의 질이 떨어진 남편은 만성피로로 신체적 고통과 무기력증, 집중력 저하를 느끼고 있다. 이는 업무 효율에 양향을 미쳐 업무 성과가 제대로 나지 않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일에 매진해온 남편 입장에서 임원 승진을 앞두고 업무 성과가 나지 않는 것은 심리적으로도 압박이 될 것이다. 남편은 신체적인 피로는 물론이고 정신적인 스트레스를 동시에 받고 있는 상황이다. 만성피로와 스트레스가 발기부전을 초래한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렘수면장애 또한 발기부전의 중요한 요인이다. 그렇다면 이 부부가 원만한 부부관계 회복을 통해 건강을 되찾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오랜 시간 쌓인 서로에 대한 불신과 불만이 일시에 해소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방법은 몸과 마음이 가까워져야 한다. 몸이 먼저일까? 마음이 먼저일까?
코골이는 핑계, 핑곗거리를 없애라
마음이 멀어졌는데 핑곗거리가 있다는 것은 참 좋은 구실이다. 부부가 관계를 회복하겠다고 결심했다면 우선 핑곗거리를 없애야 한다. 이 부부처럼 부부관계가 걷잡을 수 없이 어긋난 사이가 아니라 금슬이 좋은 부부도 각방을 쓴다. 이유는 코골이 때문이다. 각방을 쓰기 때문에 생길 수 있는 여러 가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이 부부는 다른 부부들보다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인다고 한다. 대부분의 가정은 아내와 남편이 각자 자녀를 돌보고 직장생활을 하는 등 신경 써야 할 일이 많기 때문에 부부관계에는 소홀하기 쉽다. 그래서 가장 손쉽고도 최선의 방법이 한 방에서 생활하는 것이다. 코 고는 남편은 자신의 코골이가 아내의 숙면을 얼마나 방해하는지 알지 못한다. 코 고는 사람은 자신의 코 고는 소리를 들을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면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 아내가 조금만 센스가 있다면 해결할 수 있다. 남편이 잠들면 코 고는 소리를 녹음해서 다음날 아침 들려주는 것이다. 스마트폰에는 수면 상태를 녹음할 수 있는 어플을 쉽게 찾을 수 있다. 자신의 코골이 소리를 들어본 대부분의 사람들의 반응은 비슷하다. 문제의 심각성을 비로소 인식하기 시작하는 것, 이것이 바로 코골이를 고치고 부부가 한 방에서 생활하며 관계를 회복해 가는 출발점이다. 아내의 우울증과 갱년기 증상, 남편의 만성피로와 발기부전, 도저히 메울 수 없을 것 같던 부부간의 깊은 갈등을 해결하는 실마리는 의외로 작은 실천에서 출발한다. 바로 남편의 코골이를 녹음해서 들어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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